140105 판옵티콘

Diary 2014.01.05 20:02

 

자크 라캉이 만들어낸 개념 중에 시선의 권력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개념을 차용하여 미셸 푸코는 제레미 벤담의 판옵티콘 처럼 사회에서 권력이 작용한다는 주장을 했다.

판옵티콘이라는 것은 제레미 벤담이 설계한 원형 감옥으로, 가운데 간수가 있고 그를 둘러싸며 수감자들의 감옥이 위치한 것이다. 간수는 수감자를 볼 수 있지만, 수감자는 간수가 자신을 보는지 알 수 없다. 이러한 개념은 학교, 병원, 감옥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내가 느끼기에 대한민국은 거대한 판옵티콘이다. 이 개념은 사회 구조, 시스템에 기인하지만, 대한민국 같은 경우에는 국민성에 기인한다. 개인은 개인에게 시선의 권력을 행사하고, 또 지배받는다. 굉장히 피곤하고 불쾌하며 불편하다.

나이 40이 되도록 집이 없다고, 늦을 때 까지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사람이 되는 사회가 지구상에 몇이나 될까? 대한민국 사회처럼 남의 눈치 보며 사는 사회가 있을까?

밴쿠버에 있을 때 카페에서 일하는 43살 바리스타를 본 적있다. 시급 9.25불을 받는 그 사람은 그렇게 행복해 보일수가 없었다. 아마 한국에 있었다면 그 사람은 남의 눈총이 따가워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그 카페에 사람들도 잘 가지 않아 장사도 안되었을 것이다.

남의 눈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 진짜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 항상 이런 의문이 든다. 남이 보기에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번듯한 결혼생활과 경제생활을 누린다는 것이 개인이 진실로 행복한 것일까? 남의 눈에 보기에 행복하다는 것으로 본인이 행복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신고

티스토리 툴바